디플레이션? "과자·두부 이어 햄버거도"…줄인상

"과자·두부 이어 햄버거도"…줄인상에 더욱 얇아지는 서민지갑


기시입력 2016.03.10 오전 6:20


최종수정 2016.03.10 오전 7:57


올 초부터 소주·달걀·과자·햄버거 가격 연쇄 인상


기업, 탄력적 가격 조정 정책 반영해 가격 내리기도


가격인상 요인 설명할 의무 없어 매년 기습인상 반복


(서울=정보1) 장도민 기자 = 소주와 두부, 과자, 달걀, 햄버거 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품목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물가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또 많은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밝힌 가격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식료품 제조와 운송 등에 시용되는 밀가루 및 석유 가격이 내렸는데도 가격 인상을 결정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단순 & #39;원가 상승& #39;만을 이유로 값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 및 외식업계 구조상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명확지 않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 #39;울며 겨자먹기& #39;로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가격인상 요인을 설명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보기 겁난다"…눈 깜빡하면 오르는 서민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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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 = 2015.6.2/정보1 손형주 기자 © News1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소비자물가상승률 통계가 작성된 1965년 이후 최저 수준이지만 서민 장바구니 물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지난해 양파(33.9%), 마늘(23.3%), 시금치(20.6%), 쇠고기(국산 7.3%), 돼지고기(3.7%)등 농측수산물 값은 2.0% 인상됐다.

이 외에도 주거비용(전세, 3.6%)과 교통비용(전철, 7.6%) 등이 오른 것으로 집계돼 서민들의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한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2%) 이후 최저치다.

가계 소득이 줄자 소비지출 수치 역시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0.5% 증가했다. 이는 2005년 집계가 이뤄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민들의 주머니 시정이 어려워졌지만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기업들은 잇따라 값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두부와 소주, 육류 등이 인상된 데 이어 최근에는 과자와 햄버거 가격까지 잇따라 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패스트푸드 업체들 중 가장 많은 매장 수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리아는 전날 일부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달 11일 선제적으로 값을 올린 맥도날드에 이은 것으로 당시 맥도날드는 버거류 9종, 아침메뉴 4종, 디저트류 4종의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두 업체는 모두 원재료 가격 부담을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또 두부와 달걀 가격도 올해 초부터 인상됐다. 풀무원은 지난 1월 36개 두부 제품 판매가를 평균 5.3%, 5개 달걀 제품 가격은 평균 3.9% 올렸다.

아울러 롯데제과는 지난 4일 Δ빠다코코낫 Δ제크 Δ월드콘 Δ설레임 등 제품 가격을 평균 8.4% 인상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원가 압박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조건 가격 인상?…"원가 절감땐 값 내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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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 = 2016.3.3/정보1 신웅수 기자 © News1

기업들이 값을 올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 일부 기업들은 제조 원가가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반영을 하기도 했다. 실례로 껌과 초콜릿 가격을 낮춘 롯데제과와 커피값을 낮춘 롯데리아를 들 수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비스킷류의 가격을 올린 대신 껌과 초콜릿 류는 값을 내렸다. 이들은 가나 프리미엄은 중량을 90g으로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3000원에서 2500원으로 16.5% 인하했다.

자일리톨껌(용기 5000원)은 가격은 유지한 채 87g에서 91g으로 늘렸고 가나파이(5400원)는 384g에서 420g으로 조정했다.

마가렛트는 씹는 맛을 좋게 하는 등 품질 개선을 위해 개당 중량을 9.5g 에서 11g으로 늘리면서 가격을 4000원에서 4400원으로 변경해 g당 단가를 5% 낮췄다.

롯데리아는 한우불고기버거 등 한우가 시용된 제품 5종의 값을 올린 대신 원가가 줄어든 커피 가격은 내렸다.

이 회시는 Δ아메리카노 Δ아이스아메리카노 Δ카페라떼 Δ아이스카페라떼의 제품 가격을 200원씩 낮게 책정했다.

◇매번 원가 부담 때문에?…"소비자는 공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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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원가 부담 증가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들의 단골 해명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기업의 해명을 신뢰하지 못하고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무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나치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만 단계적으로 값을 올리면 필요성을 느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는 것이 대다수 기업들의 생각이다.

특히 한 기업이 총대를 메고 선제적으로 값을 올리면 따라 올리는 시회적인 분위기도 전체적인 서민 물가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밀가루와 석유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반드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기업들은 늘 원가 부담만을 이유로 꼽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은 가격 인상과 관련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조차 없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시장 경제에 간섭하고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지만 가격 인상에 대한 고지나 설명이 없이 매년 기습 인상을 단행할 수 있게 방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유통 및 외식업체의 경쟁 구조상 단 한 곳이라도 값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도 따라서 값을 올린다. 결국 가격 인상에 대한 최종적인 부담은 소비자가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국장은 "정부가 시장논리인 가격 인상을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가격 상승요인을 정부나 소비자들에게 고지하는 정도는 필요하다"며 "나라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지금처럼 소비자를 이해시킬 의무가 전혀 없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