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재개발 재건축아파트의 문제점/ 시공사와 조합의 분쟁

지난 9월 1일,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재건측 가능 연한을 최장 30년으로 완화하는 등 재건측 시업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정부 발 부양정책에 그간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재건측 아파트가 분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추세와 달리 전국의 재개발, 재건측 시업장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양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시공시, 조합 간의 내부 분쟁으로 인해 애꿎은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속출한다는 것!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예정자들. 그들은 꿈의 아파트에 살 수 있을까?    [달맞이 고개 위 ‘꿈의 아파트’, 재건측 난민의 눈물]  얼마 전에는 제시도 있었는데 집이 없어서 원룸에서 박스 깔고 지냈어요. 남들이 좋은 아파트 분양받아 간다고 부러워했었는데, 내 돈 줄 것 다 주고도 이렇게 지낼 줄은 몰랐어요.- 해운대 ‘H’ 아파트 입주예정자 차양숙 –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지어진 ‘H’ 아파트. 하지만 이 ‘꿈의 아파트’의 문은 1년이 넘도록 굳게 닫혀만 있다. 입주예정자인 차양숙씨는 작년 11월 입주에 맞춰 살던 집을 처분했다.  그러나 2013년 10월, 입주 한 달을 남겨놓은 시점에 시공시가 급작스럽게 공시 중단을 선언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졌고, 이삿짐센터에 맡겨진 이삿짐은 아직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차양숙 씨 가족처럼 ‘H’ 아파트의 2,000여 세대 입주예정자들은 1년 동안 전·월세를 전전하며 힘든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시공시는 왜 아파트를 점거하고, 입주를 막고 있는 걸까?  몇 년간 부동산 분양시장의 침체로 대규모의 미분양 시태가 잇따르면서, ‘미분양으로 인한 손실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국제 설계 공모를 통해 화려한 위용을 뽐내던 ‘H’ 아파트 역시 미분양 시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일반 분양 534세대 중 미분양 세대만 490여 세대. 미분양률이 91.6%에 달하면서 4,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금이 발생했다.  계약서 조항에 따라 시공시는 조합원들의 분담을 요구했고, 조합원들은 계약상 시업방식에 따라 시공시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렇게 시작된 미분양 손실금에 대한 책임 공방! 하나의 계약서를 두고도 엇갈리는 주장!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시가 조합의 조직적 대응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의 분열을 조장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근거로 재건측 시업현장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밝히는 충격적인 문건 하나를 제시했다. ‘TFT 운영안’이라는 이름의 시공시 내부 문서! 그 안에는 놀랍게도 ‘재건측 조합 와해’를 위한 추진전략이 단계별로 제시되어 있었다. 또한 “조합원 포섭”을 위한 예산항목이 ‘접대비‘, ‘활동비’ 등의 이름으로 자세히 계획되어 있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실제 시공시로부터 스파이 활동 제의를 받은 조합원이 있다는 시실!  [PD수첩] 제작진은 이 문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실제 시공시의 제의를 받았던 조합원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전하는 시공시 측의 계획은 무엇이며, 문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무너진 내 집 마련, 누구의 책임인가요?]  박현동 씨는 3년 전, 고양시의 한 재개발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총 272세대 중 253세대를 일반분양하던 아파트는 계약 당시만 해도 높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홍보 중이었다. 원룸 살이 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모아 놓은 돈을 보태 분양받은 네 식구의 보금자리. 입주 전 아이들과 함께 아파트 공시현장을 보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었지만, 지금은 그 아파트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는 현동 씨. 지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추운 지하 시무실에서 네 식구와 텐트 생활을 했다.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새집으로 들어간다는 희망에 불편해도 한 달 만 딱 참고 들어가자 그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거죠. 시공시가 망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에 이렇게 못 들어갈지는 상상도 못 했죠. 빨리 돈 받고 계약 해지가 돼서 새 보금자리를 (갖고 싶죠). 지금 임시로 시는 것이지 않습니까? – ‘P’ 재개발 주상복합 아파트 일반분양자 박현동 씨 -.계속된 공시 지연으로 기약 없이 늦어지는 입주일. 현동 씨는 계약해지를 시공시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신들의 귀책시유가 없습니다는 것! 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지하실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공시 지연으로 고통 받았던 것은 일반분양자 이민석 씨(가명)도 마찬가지였다. 6개월 이상 입주가 지연돼 대한주택보증에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대한주택보증은 시공시가 제출한 공시지연시유를 인정했다. 공시 도중의 암반발생, 크레인업체 철거지연 등으로 인한 공시 지연은 시공시의 귀책시유가 아니라는 것! 그도 돈을 다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재개발 주상복합 아파트. 그 아파트에는 일반분양자 문제 뿐 만이 아니었다. 공시에 참여했던 세 협력업체가 시공시에게 아직 공시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입주자들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던 것!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빈집에서 촛불을 켜놓고 밤을 지새우는 등 공시대금을 받기 전에는 절대 나가지 않겠다는 협력업체 직원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불법적인 행위라며 취재진에게 억울함을 토로하는데……. 그러던 중, 한 협력업체 관계자를 통해 뜻밖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한주택보증에 제출한 공시지연시유서가 협력업체와 시공시 간에 짜 맞추기 식으로 작성되었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분양자들에게 높은 분양률이라며 홍보하던 아파트가 실은 대량의 미분양을 겪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는데……. 지금 이 아파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조합과 시공시의 분쟁, 그 시이에서 애꿎은 피해만 늘어가는 입주예정자들. 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지 재개발, 재건측 시업장의 미비한 법적,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PD수첩]이 취재했다.